꼭 필요한 물건인지 따져보기
요즘 아이들은 큰 결핍없이 원하는 물건을 갖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어린이날, 생일, 크리스마스 선물에 세뱃돈은 기본이고, 친척이나 지인들로부터 각종 이유로 선물을 받게 됩니다. 또한 장난감 가게나 마트에 갔을 때 갖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충동적으로 물건을 구입하기도 합니다. 사실 제가 어렸을 때는 기껏해야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때만 공식적인 생일 선물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설 명절도 불로소득인 세뱃돈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지만 말이지요.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어떤 물건을 사거나 고를 때 그 물건이 꼭 필요해서 사는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보상심리로 가끔 나에게 주는 선물처럼 물건을 구입하는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가치절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무분별한 혹은 계획없는 충동구매가 이어지면 절약 습관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물건을 구매할 때는 그것이 꼭 필요한 물건인지 따져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꼭 필요한 물건임을 판단하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저는 3가지만 제시해 보려고 합니다.
첫번째로 이 물건이 없어도 살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지금까지 그 물건이 없어도 생활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면 그 물건은 반드시 필요한 물건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물론 불편함의 정도에 따라 물건을 구매할 수도, 구매하지 않을 수도 있을테지만요. 불편함의 정도가 심하다면 구입하는 것이 맞습니다.
두번째로, 이 물건을 대체할 수 있는 물건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저는 예쁜 텀블러 모으기가 취미입니다. 그래서 사용하지 않는 텀블러가 집에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텀블러를 보면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취미생활도 좋지만 절약을 위해서는 예쁜 텀블러가 나올 때마다 새롭게 구매할 것이 아니라 기존의 텀블러를 중고마켓을 통해 정리하고 꼭 필요한 2~3개의 텀블러만 남겨서 사용하는 것이겠죠.
마지막으로 작동이 되지 않거나 도저히 사용할 수 없는 폐품의 수준이 되었을 때 원래 있던 물건을 버리고 새로운 물건을 사는 것(즉, 정리 후 구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물건을 정리하거나 버리지 않으면 어떤 물건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수 없어 자꾸 새로운 물건을 사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집은 정리도 되지 않고 중복된 물건들로 가득차게 될 것입니다.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인지 점검해보기
우리 나라가 명품 소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라는 것은 익히 알고 계실 겁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과시하거나 보여주기를 위한 의도로 명품을 구매하는 젊은 층이 증가했다는 점에 있어서는 좀 씁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명품이나 비싼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명품 구매 이유를 물었을 때 물건이 좋아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대답이 돌아오기도 합니다. 즉, 싸다고 생각해서 산 물건은 그만큼 사용기간이 길지 않거나 품질이 좋지 않아서 결국 버리게 되는 일이 더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모든 물건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요즈음에는 가성비 좋은 싸고 품질 좋은 물건들도 많이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어떤 물건을 구매할 때 그 물건의 품질이나 내구성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잔고장이 많이 나거나 잦은 수선이 필요한 물건들은 오히려 A/S 비용이 더 나가거나 결국 다른 물건의 재구매로 이어져 추가 비용을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제품 구매시 그 물건이 오랫동안 쓸 수 있는 물건인지를 면밀히 살펴보고, 그 물건을 실제로 사서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후기도 참고하면 좋을 것입니다.
가지고 있는 용돈으로 구매하기에 적합한지 확인하기
우리가 소비생활을 할 때 자칫 실수하기 쉬운 부분이 가지고 있는 예산에 적합하지 않은 구매를 하는 것입니다. 이 일이 가능하게 된 이유는 신용카드의 등장을 들 수 있습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의 어르신들만 해도 월급을 봉투로 받으셨던 분들입니다. 매월 들어오는 급여를 일정 부분은 소비에, 일정 부분은 저축에 사용하셨을 것입니다. 실물 화폐를 가지고 경제 생활을 하셨던 분들이라 물건을 구입할 때 현금이 없어지거나 고갈되는 것을 눈으로 지켜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한 달, 혹은 몇 개월, 혹은 1년 단위로 남은 돈을 은행에 저축하거나 목돈이 들어가는 다른 용도로 사용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요즘에는 월급명세서가 컴퓨터의 문서 상으로 전달이 되며, 실제 월급은 급여 통장으로 이체됩니다. 우리는 흔히 우스갯소리로 '우리의 월급은 우리의 통장을 스쳐 지나간다' 라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 말인즉슨, 월급이 나오기도 전에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들이 월급이 통장에 입금되자마자 빠져나간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우리는 월급을 실제로 만져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내가 받는 월급이 얼마이고, 지출금액이 얼마인지 머릿 속으로 생각하거나 따로 기록해 둘 뿐이지요. 신용카드는 이렇듯 '외상(값은 나중에 지불하기로 하고, 물건을 사거나 파는 일)'의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당장 우리 손에 돈이 없더라도 나의 신용을 활용하여 물건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용카드의 무분별한 사용은 자산을 관리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됩니다. 매일 매일 기록하지 않는 이상 내가 얼마나 소비를 했는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예산에 맞게 계획된 지출에서 벗어나 충동적이고 즉흥적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어떤 물건이 꼭 필요한지 아닌지를 생각하여 소비를 할 틈이 없다는 말씀입니다. 할부가 가능하다는 것도 우리를 유혹합니다. 3개월 무이자라는 말에 비싼 물건을 나눠서 사는 방법을 생각합니다. 결국 비싼 물건을 사는 것인데도, 단위기간 당 부담하는 금액이 적어지니 큰 무리가 되지 않는다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 아이를 경제관념을 가진 아이로 양육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명한 소비를 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포스팅을 할 때마다 강조하는 이야기이지만 경제교육은 무엇보다 부모의 모범이 중요합니다. 부모가 먼저 계획적으로 소비를 하는 모습을 보이고 가계부를 쓰면서 소비와 지출을 평가하는 과정을 공유한다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경제관념은 타고나는 것보다는 학습되는 부분이 훨씬 많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즐겁게 경제관념을 배우고, 일상 생활 속에서 가족 전체가 자산을 증식하는 경험을 통해 올바른 경제의식과 소양을 갖춘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모님이 되어 봅시다.
'우리 아이 선한부자 만들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제는 집에서부터 경제교육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0) | 2024.01.23 |
---|---|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투자의 원리와 목적 (0) | 2024.01.22 |
자녀 명의의 통장, 증권계좌, 청약통장 개설하는 방법 (1) | 2024.01.15 |
늦게 신청하면 나만 손해 보는 부모급여에 관한 모든 것 (1) | 2024.01.12 |
선한 부자가 되기 위한 유대인들의 경제 교육 (0) | 2024.01.10 |